나는 지금 일본에서 꽤 좋다고하는 대학에 재학 중이다.
2020 코시국에 해외유학을 시작해서 이제는 대학교 2학년이 되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도대체 왜 내가 유학을 선택했는지..과거의 내 선택을 후회하고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친구들한테 이런저런이야기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에게서
"그래도 넌 그 대학 졸업하면 왠만한 대기업은 들어갈 수 있잖아."
"대학에서 배우는거보다는 졸업하고 취업이 중요한거아니야?"
라는 말들이 돌아오고는한다.
하지만, 대학교에 지금보다 조금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싶었고, 대학원 진학까지 생각하며 내가 배우는 지식들을 나를 위해서만이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쓰고싶었던 나에게 일본 사립 문과대학생의 삶은 조금 힘든듯하다.
같이 유학을하는 친구들처럼 집이 많이 부유하지않은데도 유학이라는 내 선택을 존중해주신 부모님에게는 말 할 수 조차 없는 이야기들을 여기에 주저리주저리 써내려가보려고 한다.
대학을 다니면서 아직까지 내 전공이 무엇인지에대해서도 알지못하는 내가 참 한심하고 답답할때가 있다.
자유전공과 비슷한 분위기에 학과에 재학중이기 때문에, 취업 할 때 유리할거라는 동기들의 말에 조금 위안을 얻지만 그렇다고 이 학과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대학에 다닌면서 유일하게 만족하는건 현재 만난 친구들정도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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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평생 공부를 할 수 있는 의사라는 직업을 너무너무 동경해서, 의대를 목표로 이틀에 한 번씩 잠을 자면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 애매하게 예체능과 공부를 함께 했었기 때문에 공부 기본이 부족해서 빠르게 수시는 포기했던 나는 모의고사에 집중해서 공부를 했었는데, 이틀에 한 번씩 잠을 자가며 공부한 내 노력은 다행히 모의고사 성적으로 보상받았다. 하지만, 나의 절반의 시간을 들여서 공부 한 친구들이 지속적으로 나와 같은 결과는 내는 것을 보고 나는 그 꿈을 포기했다. 내가 학창시절을 회상할 때 유일하게 후회하는 점이기도 하다. 중학교 때 나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공부에 집중했던 친구들이 나보다 좋은 성적을 받는건 당연한일이었는데, 나는 고작 6개월간의 노력으로 그 친구들을 따라잡으려고 했던 것이다. 멍청해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나는 내가 하고싶은 다른 일을 탐색해보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을 봤고, 그것 때문에 읽지못하는 일본어 실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과 친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회화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요네즈 켄시라는 가수를 정말정말 좋아해서, 나는 소니뮤직 회사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일본유학 준비를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유학이라고하면 철은 없지만 돈이 많은 아이들이 놀러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유학이라고 이야기하면, 매국노 취급당하며 오타쿠 언어를 공부한다, 애매하게 돈 있는 새끼다라는 말을 수도없이 듣는다. 하지만, 유학은 생각보다 쉽지않은 길이다.
나는 일본 유학을 준비하며 하루에 기본적으로 8시간씩 공부를 했었다. 내 주위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도 전부 적어도 6시간씩은 공부를 했다고하더라.
그런데 돈도 더 많이 든다. 나는 정말 부모님께 효도해야한다..
그렇게 나는 일본에서 사립대학으로는 10손가락 안에 뽑힌다는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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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배우는 공부, 특히 문과대학에서 배우는 공부는 정말 가성비가 떨어진다.
이걸 배워서 사회에 나가서 어디다 써먹지라는 생각만 들더라.
그래서 나는 점점 대학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심지어 일본은 대학점수는 취업할 때 제출도 안 하는 곳이 많음.. 공부할 이유가 없더라..)
다행히 성적은 나쁘지않았다. 장학금을 받을 정도?
음..근데..이번학기는 진짜 위험하다.. 떨어질 듯..
대학공부 대신 동아리와 알바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알바는 한국과 일본에서 꽤 유명한 브랜드 매점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내 인생 최초의 알바였다.
동아리는 2개를 들었다. 하나는 한 분야에 대해 깊게 공부할 수 있는 동아리이고 나머지 하나는 재미있게 노는? 그런 동아리에 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긴급사태선언이 선언된 지금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없지만, 그 이전까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정말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그런 청춘..을 경험했다..ㅎㅎ 하이큐같은 학원물을 보면서 일본 동아리가 정말정말 궁금했던 나였기에.. 굉장히 만족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도 일을 하면서 일본어가 정말 많이 늘어서 꽤 만족했다. 지금은 때려칠 예정이다. 나는 서비스직은 안 맞는 듯.
+나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 알바를 정말 긴 시간 하는 편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한 달에 50만원씩 벌 때 나는 90만원-100만원씩 벌었다.. 결국 빨리 지쳤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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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대학 공부는 재미가없고..그런데 공부는 너무 하고싶고.. 그냥 계속 그런 상태이다.
하지만 투자한 돈을 생각해서라도 자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나는 내가 지금 일본에 있다는 것을 하나의 컨텐츠로 이용해보기로 했다.
유튜브도 찍고 블로그도 쓰면서, 나 스스로 나에 대한 가치를 높여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지금 일본에 있는 것이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싶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동아리 활동도 해보고, 레포트도 성실히 제출하는 대학생 생활을 보내고있다.
현재 상황에 백퍼센트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그냥 그렇게 살고있다.
과거에 대한 후회 때문에 현재를 망치고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못 받으면 알바를 지금보다 더 열심히!하면서 살아야겠지만, 그래도 이 상황을 열심히 극복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공부라는 것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 무엇을 배워서 활용하는걸 즐기는 사람, 평생 공부하면서 살고싶은 사람에게 일본 문과계열대학 유학은 비추천이다.. 수업에 흥미가 안 생길 가능성이 높다..
블로그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자세한 과목명을 쓰기가 좀 그렇지만.. 애매한 지리학과 의학지식, 심리와 경영과 법, 정치를 한 번에 배운다..ㅎ
우리 학과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학과 애들한테 물어봐도 다 똑같더라.. 진짜 노잼..전문성이 없다.
그리고 TMI일 수도 있겠지만 하나 더 말해두자면.. 일본 유학오는 친구들 대부분이 집이 부유한 편이다.
월세가 80만원에서 100만원이 넘는 집에서 사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그정도 형편은 되지않아서 50-60만원대 월세집에서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살고있는 중이다. 가지고다니는 가방이나 소지품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ㅎ 유학은 돈 많은 친구들이 대부분인건 일부 팩트인 이야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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